"잘못 인정하기 그렇게 싫을까"

"아이의 마음에는 미련한 것이 얽혔으나 징계하는 채찍이 이를 멀리 쫓아내리라"(잠언 22:15)

쉬는 시간에 잠깐 볼일이 있어서 교실을 비웠다가 돌아와 보니, 남자 아이들 몇이 신발을 신은 채 책상 위에 올라가 이리저리 뛰고 난리다. 혼좀 내려고 "자, 책상 위에 올라간 사람 앞으로 나와"했더니 한 사람도 나오지 않는다. 교실안은 갑자기 조용해지고 놀던 아이들도 급히 제자리에 앉는다.

"얼른 나오지 않고 뭣해. 선생님도 몇사람 봤는데."

그래도 아무도 나오지 않는다. "어허 참, 옆반 아이들이 와서 그랬나?"

아이들이 나오면 꾸짖고 다음부터는 그러지 말라며 들여보내려고 했는데 아이들은 꼼짝도 하지 않는다. 안되겠다 싶어, 아이들 이름을 불렀다.

"정진영, 너 책상 위에 올라갔잖아"하자, 진영이는 오히려 화를 낸다. "저만 그랬나요, 뭐."

"물론 너만 그런 건 아니지만, 네가 책상 위에 올라간 건 맞지."

진영이는 "으이구, 쟤도 그랬단 말예요"하며 다른 아이를 가리킨다.

아이들은 날마다 잘못을 저지르고 야단도 맞으면서 큰다. 처음부터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 것도 좋지만 중요한 것은 잘못을 했을 때의 태도다. 잘못한 일이 있을 때 자신이 한 일을 끝까지 책임지려는 태도를 어려서부터 길러줘야겠다.

이부영(서울장안초등학교 교사) / 동아일보